한국의 4월 수출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대미 수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불확실한 수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82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고, 수입은 533억 2,000만 달러로 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8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반도체는 117억 달러를 기록하며 17.2% 증가했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최근 1년간 하락하던 D램 가격이 반등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HBM 수출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은 3월에 이어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며, 15개월 중 14개월간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5억 달러로 26.5%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성장했다. 이 중 스마트폰 수출은 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1% 급증했다.

하지만 전체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관세 조치의 영향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4월 대미 수출은 106억 달러로 6.8% 감소했으며, 대미 무역흑자 역시 9억 달러 줄어든 45억 달러에 머물렀다. 석유제품, 이차전지,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은 선전했지만,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의 부진이 타격을 줬다. 자동차 수출만 놓고 보면 65억 달러로 3.8% 감소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109억 달러로 3.9% 증가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수출 흐름에 주목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상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대미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 등 수출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 경쟁력을 지킬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