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연방정부라는 강력한 고용 기반 덕분에 경기 침체에도 굳건함을 자랑하던 DC 시장에서 최근 구매자 감소와 매도자들의 가격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의 ‘강제 매물’이 시장에 출현하면서 “속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방 정부 축소 기조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FBI 요원, DEI 전문가, 계약직 공무원 등 정부 지원에 의존해온 이들이 줄줄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DC 시장은 여전히 셀러 중심이지만, 가격 인하 추세와 매수 심리 위축은 확연한 전환점을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증시에도 파급될 조짐이다.
DC는 미국 정부의 상징이자 경제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이곳의 균열은 정부 재정 안정성과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연결돼 증시 전반에 리스크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신호를 바탕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침체는 소비 위축과 기업 투자 둔화를 수반하고,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증시 섹터별로는 금융주와 부동산 관련 주식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레드핀 등은 약세 압력이 예상된다.

반면, 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빅테크 기업은 다시 반등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주 S&P 500은 4.5%, 나스닥은 6.6%나 급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완화 시사와 연준 파월 의장 경질 철회가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이번 주는 증시에 있어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화요일과 목요일 사이에는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의 실적은 시장 반등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수요일 발표되는 1분기 GDP(예상 +0.1%)와 PCE 물가지수, 금요일 고용보고서까지 이어지는 경제지표도 중요한 변수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준의 긴축 정책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어, 시장은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태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전기차 업체 루시드가 주목된다. 최근 2.5달러 부근에서 지지선을 형성한 루시드는 차트 상에서 추세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6달러 저항선을 강하게 돌파하지 못하면 상승 전환은 미지수다.

또한 최근 드론으로 촬영된 루시드의 애리조나 공장 영상에 따르면 딜리버리 물량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래비티 모델의 실생산량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